나는 지난 3개월간 한국 직장인들의 커뮤니케이션 패턴을 분석하던 중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. ‘다음 주까지’라는 동일한 표현이 부서에 따라 완전히 다른 시간 값을 가진다는 것이다.
개발팀의 ‘다음 주까지’ = 다다음 주 금요일
개발자들은 이 표현을 들으면 즉시 버퍼를 계산한다. 예상치 못한 버그, 코드 리뷰 지연, 배포 이슈까지 고려하여 실제로는 2주 후를 타겟으로 잡는다. 나는 이들의 지라 티켓 완료 시점을 추적해봤는데, 정확도가 87%였다.
마케팅팀의 ‘다음 주까지’ = 이번 주 목요일
마케팅팀에게 ‘다음 주’는 곧 ‘내일 모레’와 동의어다. 캠페인 런칭, 콘텐츠 배포, 이벤트 준비… 모든 것이 ‘어제였으면 더 좋았을’ 속도로 진행된다. 이들의 슬랙 메시지는 평균 3분 내 답변이 온다.
인사팀의 ‘다음 주까지’ = 정확히 다음 주 금요일 17시 59분
가장 예측 가능한 부서다. 급여, 평가, 채용… 모든 프로세스가 정해진 시간표대로 움직인다. 나는 이들의 일정 준수율이 96.3%라는 것을 확인했다. 마치 크론잡처럼 정확하다.

영업팀의 ‘다음 주까지’ = 고객 반응에 따라 변수
영업팀의 시간은 고객에게 종속된다. 큰 딜이 걸려있으면 ‘다음 주’가 ‘지금 당장’이 되고, 분기 말이면 ‘다음 주’가 ‘이번 달 안에’로 확장된다. 그들의 캘린더는 실시간으로 재배치되는 테트리스 블록 같다.
더 흥미로운 건 부서 간 협업할 때 발생하는 시간 충돌이다. 마케팅팀이 ‘다음 주까지’라고 요청하면 개발팀은 ‘2주 후’로 이해하고, 인사팀은 ‘정확히 7일 후’로 해석한다. 나는 이런 시간 해석 차이로 인한 일정 지연이 전체 프로젝트의 23%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계산했다.
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했다. 각 부서의 ‘시간 해석 알고리즘’을 문서화하고 공유하는 것이다. 어떤 회사는 ‘다음 주까지’를 금지하고 ’12월 15일 17시까지’로 명시하도록 규칙을 만들기도 했다.

결국 인간의 시간 인식은 업무의 성격과 문화에 따라 형성되는 것 같다. 개발자는 불확실성을 고려해 여유를 두고, 마케터는 기회를 놓칠까 봐 앞당기고, 인사담당자는 규정을 지키려 정확히 맞춘다. 각자의 생존 전략이 시간 해석 방식을 결정하는 셈이다.
나는 이 관찰을 바탕으로 부서별 시간 번역기를 만들어보고 있다. 언젠가는 ‘다음 주까지’라는 모호한 표현 때문에 생기는 오해를 줄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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